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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또 8기를 마치며

글쓰는 개발자 모임, 글또

올해 초 글또에 지원하여 벌써 5개월이라는 시간이 지났고, 2023년도 절반이 지났다.

글또를 지원하면서 다짐하고 꿈꿔왔던 나의 모습에는 한참 못 미치는 지금이다. 글쓰는 또라이가 되고싶었지만 그냥 또라이로 밖에 남지 못한, 카카오 99%보다 씁쓸한 회고를 작성해보려고 한다.

 

  설정했던 목표

아래는 글또 활동을 시작하며 설정했던 목표들이다. 실제 달성률은 글쎄, 머리를 갸웃거리게 되고 주관적 판단으로는 부족할 것 같아 스스로 얼마나 해당 목표를 위해 노력했는지 실천율을 점검해보고자 한다.

 

1. 글쓰기의 습관화

실천율: ⬛️⬛️⬜️⬜️⬜️ 40%

평소 이것저것 시도하는 것은 좋아하지만 끈기가 부족한 나는 글또 활동을 통해 글쓰기를 습관화 시키고자 했다. 글또 활동시 패스도 가능하면 쓰지 않으려고 했으나 활동 초반에 누구보다 빠른 속도로 2회의 패스를 썼던 것 같다..;; 심지어 두 패스 사이에는 무단으로 글을 제출하지 않아서 성윤님께 무슨 일 있냐는 디엠을 받기도 했다. 저 때 아마 회사 프로젝트가 겹쳐 멘탈 바사삭 상태였던 것 같다.

잘 써야 한다는 부담감에 어떤 글을 써야할 지 고민만 하다가 결국 정하지 못하거나, 주제를 정했더라도 글의 질에 자신감이 없어 어디에 내놓기가 부끄러웠다.

출처: 대학일기 웹툰

그러나 아래 3번 목표를 실천하고자 조금씩 노력하면서 다시 정신을 차리고 마지막 제출까지는 최대한 노력한 것 같다. 최종 목표는 글또가 끝난 후에도 2주에 1개씩은 꼭 글을 작성하는 것이었다. 부디 이 회고글 이후에 글이 차곡차곡 쌓이기를 바란다..

 

2. 읽고 싶어지는 글쓰기

실천율: ⬛️⬛️⬛️⬛️⬜️ 80%

같은 정보를 담고 있더라도 시각적 요소가 적절히 들어간 글이 더 의미를 잘 전달한다고 생각하였고, 이를 실천하고자 하였다. 어떤 부분을 줄글로 작성할지, bullet point를 사용할지 고민한다거나 어느 부분에서 이미지를 첨부할지 고민하는 것부터 시작해서 헤딩을 2번을 사용할지 3번을 사용할지, 글꼴과 글씨 크기는 괜찮은지 등등 글의 가독성을 객관적으로 점검하기 위해 지인들의 조언을 많이 구했다. (내가 내 글을 봤을 때는 다 괜찮아보이기 때문에..)

그래서 피드백을 바탕으로 이곳저곳에서 주워담은 정보로 tistory css도 꽤 많이 수정했다. 코드 블럭의 스타일, 컨텐츠의 목차를 파악할 수 있도록 글의 오른쪽에 목차를 삽입하는 것 등등 UX와 가독성을 높이기 위해서 나름 노력했던 것 같다. 블로그 개설 초 거지같던 스타일일때 보다는 이제는 어느정도 나의 스타일이 생긴 것 같다. 그러나 아직은 갈 길이 멀었다. 개선해야 할 점은 아직 수두룩하다.

헤딩도 없어서 목차가 생성되지도 않는 초창기의 글

 

나름 구조화된 목차에 대해 고민하고 쓴 최근 글

 

3. 완벽주의가 아닌 경험주의로 거듭나기

실천율: ⬛️⬛️⬛️⬜️⬜️ 60%

처음부터 완벽하게 잘 써야 한다는 생각을 버리기 위해 노력하고자 했다. 그러나 사람이 쉽게 바뀌지 않는다고.. 글감을 정해도 목차를 쓰는 것부터가 매우 어려웠다. 글을 쓰지 않고 계속 ‘글을 쓸 준비’를 하는데만 시간을 많이 썼다. 그래봤자 준비도 다 되지도 않았다. 아직도 완전히 고쳐지지는 않았지만 그래도 지금은 나이키의 슬로건를 실천하고자 노력하고 있다.

일단 쓰기. 아무말이나 생각나는 대로 다 쓰고 문장을 고치든 구조를 다듬던 몇 번이고 글을 다시 보면서 퇴고를 했다. 당연한 말이지만 처음 쓴 글보다 한 번 고친 버전이, 두 번째 고친 버전이 훨씬 나아졌다.

개발에 있어서도 그렇다. 처음 짠 코드보다 몇 번 반복해서 고친 버전이 훨씬 낫다. 개발 뿐만 아니라 글쓰기에 있어서도 애자일을 조금씩 적용중이다. 그러므로 자가 평가 점수는 60점!

 

 

4. 생각을 정리하며 주관을 확립하기

실천율: ⬛️⬛️⬛️⬛️⬜️ 80%

마지막으로 나는 글쓰기를 통해서 나를 찾아가고 싶었다. 나의 생각와 경험을 나의 개인적인 방식으로 표현하도록 연습했다. 생각해보면 내가 주관이 부족하다고 계속 느끼는 이유는 나의 결정에 자신감이 없기 때문이었다. 결정에 자신감이 없는 이유는, 내가 내리는 결정이 좋을 것이라는 근거가 부족하기 때문인 것 같다.

글을 쓸 때도 마찬가지였다. 이전에는 어떠한 주제에 대해 글을 쓸 때 인터넷을 조금만 찾아봐도 알 수 있는 정보, 또는 내가 직접 겪은 것이 아니지만 학습한 내용을 내가 알고있다고 생각하고 작성하곤 했다. 그러나 지금은 스스로 글에 대해 점검할 때, ‘내가 누군가에게 설명이 가능할 정도로 내용을 완전히 파악하고 있는지?’, ‘쉽게 찾아볼 수 있는 정보가 아닌 나의 경험에서 우러나오는 희귀한 정보인지’ 다시 한 번 생각해본다.

어디서 주워들은 정보가 아니라 라이브러리의 소스 코드를 직접 뜯어보거나, 테스트를 꼭 진행해 보고 나서 ‘어떤 것이 더 좋다’ 라고 말할 수 있게 되는 것 같다. 앞으로도 어떤 판단을 내리던 근거가 충분한지를 생각한 후 판단을 내린다면 좀 더 자신감 있는 결정을 할 수 있고, 누군가에게 설명할 수준이 될 수 있을거라고 생각한다.

 

  시작은 미약하고 끝도 미약할지라도

아직도 고치지 못한 나의 안좋은 습관이 수두룩하다. 글또의 마지막 회고 글마저도 미리쓰지 않고 미루고 미루다 여행을 다녀와서 쓰고 있는 지금 나의 모습도 한심하기 짝이없다. 시작은 미약하고 끝도 미약한 것 같지만 손을 놓아 버리고 싶지는 않다. 목표를 세우고 100% 달성하지 못해서 좌절하더라도, 또 다음날 목표를 세우고 50%만 달성하더라도 조금씩 나아가다 보면 출발지점보다는 멀리 가있지 않을까?